2월 18, 2022

효소 이해하기

 


 

생명체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심장은 정확한 리듬에 맞춰서 수축해야하고

삼투압을 유지하기 위해 염분 농도가 일정해야 하며

시간 당 일정한 에너지를 열로 전환해야 합니다

생명 유지를 위한 이 모든 화학 반응의 조절자, 효소를 이해해봅시다

많은 의약품들의 타겟 물질인 효소는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온갖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생체 촉매입니다

효소를 이해하기 위해선 촉매를 알아야 하겠지요

촉매는 화학 반응 경로를 바꾸어 반응 속도를 증가시키는 물질입니다

촉매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촉매가 없는 일반적인 화학 반응을 살펴봅시다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선 우선 두 분자의 전자 구름이 겹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가까워져야 합니다

충분한 에너지를 받아야 두 분자의 운동속도가 증가해서 두 분자가 충돌할 정도로 가까워질 수 있고

전자의 에너지가 높아져서 새로운 반응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에너지를 활성화에너지라고 합니다

활성화에너지 이상의 에너지를 받은 두 분자는 화학반응을 하며 열을 방출하고 에너지가 낮은 상태가 됩니다

이게 일반적으로 촉매가 없는 상태의 화학 반응이었다면, 촉매가 있는 경우

촉매가 없을 때보다 훨씬 낮은 활성화에너지로 A 분자와 촉매가 결합합니다

그 뒤 B 분자와 촉매가 결합합니다

마지막으로, 생성물과 촉매가 분리되면서 반응이 끝납니다  이때 촉매는 원래 상태 그대로 분리됩니다

이렇게 원래의 반응 경로보다 더 복잡하지만

활성화에너지가 낮은 경로로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물질을 촉매라고 부릅니다

생체의 촉매인 효소는

생명체에 많이 존재하는 단백질, RNA, 금속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RNA나 단백질은 복잡한 구조로 존재할 수 있고, 금속 이온은 전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촉매는 화학 반응에 필요한 전기장을 공간적으로 알맞게 지니고 있지요

그렇다면 이제 실제로 촉매가 어떻게 촉매로 작용하는지 봅시다

세균, 식물을 포함하여 모든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는

시트르산을 iso시트르산으로 변환하는 화학 반응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이 반응에는 효소인 aconitase가 관여하고 있죠

Aconitase는 화학반응을 활성화에너지가 낮은

여러 단계로 쪼개서 반응을 촉매합니다

Aconitase에는 시트르산이 들어올 수 있는 특정 부위에

세린과 히스티딘 아미노산이 배치돼있습니다

히스티딘은 양성자를, 세린은 전자가 하나 많은 산소 원자를 갖고 있지요

시트르산과 반응할 수 있는 이 부위를 활성부위라고 합니다

반응의 첫 단계는 히스티딘의 양성자가 시트르산의 수산화기로 이동하는 반응입니다

그 다음은 시트르산의 양성자가 세린에 붙는 반응이 있고

시트르산에서 물 분자가 하나 떨어져나오면서 아코니트산이 만들어집니다

효소의 활성 부위의 바뀐 전기장에 영향을 받아 아코니트산은 뒤집히고

아까 떨어져나온 물 분자에서 양성자가 히스티딘으로 다시 이동합니다

남은 수산화이온은 아코니트산과 결합하고

아코니트산은 세린에서 양성자를 다시 빼앗아오면서

반응의 최종 산물인 iso시트르산이 만들어집니다

효소인 aconitase는 양성자를 주고받는 반응에 참여했지만

그 형태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것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곧바로 다른 시트르산 분자와 반응을 하여 새로운 아코니트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점이 촉매인 효소의 특징입니다

효소는 반응 전과 반응 후 그 형태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야 곧바로 다음 반응에 참여하여

화학반응 속도를 빠르게 유지할 수 있을테니까요

생명체의 화학 반응은 항상 빠르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상태에 따라 반응 속도는 조절되어야 하죠 이 과정에도 효소가 관여합니다

반응물 A가 효소에 의해 생성물 B로 바뀌는 반응이 있다고 합시다

촉매인 효소에 의해 순식간에 시스템 안에 B 농도가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효소와 B가 결합하면서

효소의 전자 분포에 변화가 생기고 효소의 구조가 변합니다

그러면 더 이상 활성부위에서 반응물 A가 반응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생성물 B의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기 어렵겠죠

이렇게 특정 분자의 농도에 의해

그 구조가 달라지는 효소를 알로스테릭 효소라고 합니다

알로스테릭 효소는 생체 시스템에서

화학 반응의 속도를 조절하고 생성물의 농도를 조절합니다

요약하자면

생체의 촉매인 효소는

반응 경로를 바꾸어 반응속도를 변경하며 자기 자신은 변하지 않는 생체 분자입니다

생체 내에서 항상 일정한 생성물을 일정한 속도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분자이지요

이런 일정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가 질병이기 때문에

많은 의약품 분자들이 효소를 타게팅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