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시면 오줌 많이 나오는 이유
맥주 마시면 오줌 많이 나오는 이유
맥주를 마시다보면 불편함이 있습니다. 바로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된다는 겁니다.
맥주를 마시면 왜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오줌이 생성되는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오줌은 신장에서 만들어지고, 그 원료는 혈액입니다. 심장에서 뿜어져나온 혈액은 대동맥을 따라 머리쪽으로 가다가 굽어져 꼬리쪽으로 향합니다. 꼬리로 가는 길 중에 대동맥은 콩팥동맥이라는 가지를 냅니다. 콩팥동맥은 대동맥에서 빠져나와 신장으로 곧바로 들어갑니다.
오줌이 만들어지는 신장의 구조적, 기능적 단위는 네프론입니다. 지금 보이시는 모습은 네프론을 3D로 구현한 모형입니다. 보시다시피, 혈액은 들세동맥을 통해 네프론의 보먼 주머니로 들어가고, 모세혈관을 따라 이동한 뒤, 날세동맥으로 빠져나갑니다. 이때, 들세동맥은 날세동맥보다 굵습니다. 따라서, 들세동맥과 날세동맥 사이에 압력의 차이가 발생할 겁니다. 그러나, 보먼주머니 속의 모세혈관은 혈액이 투과할 수 있는 (일종의) 창문이 나 있는 유창형 모세혈관입니다. 그 결과 압력차로 인해서 혈액은 모세혈관을 빠져나갑니다. 이 과정을 “여과”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모세혈관을 빠져나간 혈액을 “오줌”이라고 부릅니다. 이 오줌은 세뇨관, 집합관을 거쳐 방광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서 들세동맥으로 들어가는 혈액의 압력이 높다면 여과되는 오줌의 양이 더 많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맥주를 마시면, 심장은 더 강하고 빠르게 뜁니다. 게다가 물을 많이 마셨으니 혈액량이 늘고, 혈압도 상승하죠. 그 결과, 오줌이 더 많이 여과되어서 오줌의 양이 증가합니다.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맥주 속의 에탄올은 매우 특이한 물질입니다. 수용성이면서 지용성인 단순한 분자이지요.
이건 에탄올의 분자 구조입니다. 비극성인 지용성 부분과 극성인 수용성 부분이 공존하지요. 또한, 분자량이 매우 작습니다.
에탄올은 구조가 단순하고, 지용성이기 때문에 많은 생체막을 제한 없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생체막은 인지질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인지질로 이루어진 생체막에는 소화관, 혈관, 세포막, 뇌-혈관 장벽 등이 있습니다.
에탄올은 또한 수용성이기 때문에 몸 속의 물에 아주 잘 녹습니다. 혈액이나 체액을 따라 이동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에탄올은 뇌에 도달합니다. 뇌에는 신경세포, 뉴런이 있죠. 뉴런의 세포막 또한 인지질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에탄올은 뉴런 내부로 바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뇌에는 시상하부라는 곳이 있습니다. 시상하부는 우리 몸이 평형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하죠. 그 중 하나인 항이뇨호르몬, 바소프레신은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할 때 오줌의 양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술을 마시면 뇌에 문제가 생기고,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기면 바소프레신 분비량이 줄어들죠.
네프론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바소프레신은 집합관에 아쿠아포린 발현양을 증가시킵니다. 아쿠아포린은 물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할 때, 바소프레신이 분비되어 아쿠아포린이 집합관에 많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삼투에 의해 자연스럽게 오줌으로부터 체내로 물을 다시 흡수하죠.
즉, 술을 마시면 뇌의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기고, 그러면 바소프레신의 분비가 줄어들어 수분 재흡수가 줄어듭니다. 그 결과, 오줌의 양이 많아지죠.
이게 맥주를 마셨을 때 오줌량이 늘어나는 2번째 이유입니다.
요약하자면, 맥주를 마셨을 때 오줌이 증가하는 이유는
혈압이 늘어나서 오줌이 더 많이 여과되고
오줌으로부터 체내로 물을 재흡수하는 양이 줄어들어 오줌의 양이 늘어납니다